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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쟌몽

@_new_mong

솔피 우는 소리

‌더운 건 질색이다. 내리쬐는 뙤약볕도 싫고, 물기를 머금고 있는 습한 공기도 싫다. 더위에 취약한 몸이라, 잠깐이라도 밖에 나가면 쏟아지는 땀에 눈을 제대로 뜨고 있기가 힘들 정도다. 대체 휴가를 왜 바다로 오는 건지. 햇빛을 피할 곳도 없고, 발바닥에 닿는 모래는 뜨겁기만 하다. 걸을 때마다 발이 푹푹, 박혀 들어가 걷는 것조차 쉽지 않다. 샤오잔의 얼굴은 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신이 난 친구들은 벌써부터 옷을 벗어 던지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보기만 해도 살갗이 쓰라렸다. 짐꾼을 자처하고 친구들의 손길에서 겨우 벗어나, 대여한 파라솔 아래로 들어갔다. 도착한지 한 시간도 안됐건만, 벌써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그늘 아래로 들어오고 나서야 눈에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머리 뒤에 꽂았다. 선글라스에 눌린 콧대가 욱신거려, 그 곳을 손으로 주무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내쉬는 숨마저 뜨겁다. 기분이 좋아지려야 좋아질 수가 없었다. 돈 주고 이런 기분을 만끽해야 된다니, 샤오잔이 원한 휴가는 이런 게 아니었다. 아무 호텔이나 잡고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지내는 휴가를 원했다. 그게 안 된다면, 그냥 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가만히 있는 것도 좋았다. 에어컨, 샤오잔이 원한 건 에어컨이었다. 더운 바람이나 불어오는 이딴 코딱지만 한 선풍기 말고.
 
올해 목표는 험한 말 쓰지 않기였는데, 간신히 반년 지켰더니 여름에 와서 무너진다. 샤오잔은 선풍기로 입을 가린 채 험한 말을 늘여놓았다. 남이 보는 앞에서 욕을 하진 않았다. 남들이 보는 샤오잔은 듣기 좋은 말만 골라하는 사람이니까.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했다. 당연히 아무도 듣지 못했을 거다. 주변은 소란스러웠고, 그의 말은 바람에 흩어졌으니까.
 
근데 저 사람은 왜 자꾸 쳐다보지.
 
처음엔 착각인 줄 알았다. 아는 사람이라곤 하나 없는 동네에서 그것도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자신을 쳐다볼 거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거다. 근데 이상하게 자꾸만 시선이 느껴졌다. 곁눈질로 시선이 느껴지는 곳을 응시하니 검은색 래쉬가드를 입은 남자가 손으로 눈가를 가린 채 샤오잔이 있는 곳을 빤히 보고 있었다. 들었나? 당연히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놀란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태양도 뜨거워 죽겠는데 시선마저 뜨거웠다. 긴 시간동안 떨어지지 않는 시선에 불쾌함마저 느껴졌다.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해수욕장이니 이상한 사람이 한둘이 아닐 거라 생각은 했다. 다만 진짜로 마주치니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샤오잔은 애써 시선을 무시한 채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 험한 말을 내뱉었다. 재수가 없으려니.
 
 
 
친구들의 물놀이는 끝날 생각이 안보였다. 지치지도 않는지 이제는 아예 처음 보는 사람들까지 합세해 비치볼을 던지고 놀기 시작했다. 그래도 저렇게 신나하는 걸 보니 가라앉았던 기분이 좋아진 것도 같았다. 샤오잔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기왕 여기까지 온 거 바다에 발이나 담가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파라솔 밖으로 나오자마자 내리쬐는 볕에 그대로 뒷걸음질 쳐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샤오잔은 알레르기라도 있는 사람처럼 해가 내려앉았던 머리를 털어냈다.
 
가방을 열어 펜션에서 읽으려 가져왔던 책을 꺼냈다. 손에 배인 땀 때문에 종이가 우는 건 싫었지만, 여기까지 와서 멍하니 시간을 버리고 싶진 않았다. 튕겨져 나가는 글자들을 억지로 붙잡고 한 페이지를 겨우 넘길 무렵 주변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해변에 있는 사람들이 어느 한곳을 보며 즐거운 듯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샤오잔의 시선도 덩달아 그들을 따랐다.
 
서넛 정도 되는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파도위에 올라타 있었다. 서핑보드를 타는 사람이 그들만 있는 건 아니었지만, 유독 눈에 띄었다. 거기엔 아까 샤오잔을 수상한 눈으로 쳐다보던 남자도 있었다. 그들은 파도가 두렵지 않은 사람들처럼 파도에 몸을 맡겼다. 원래부터 한 몸이었던 것처럼 몸을 집어삼키는 파도에도 망설임 없이 올라탔다. 모두가 그들에게 열광했다. 당당한 자태로 파도위에 올라탄 그들은 흔들거리는 서핑보드에 발이 붙어있기라도 한 마냥 몸을 자유로이 움직였다. 그 유연한 몸짓에 샤오잔의 입에선 저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순간, 샤오잔과 눈을 맞췄던 남자는 거대한 파도에 그대로 먹혀 들어갔다. 놀라 숨을 들이 킨 샤오잔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남자는 금방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물을 잔뜩 먹었는지 코끝이 조금 붉어져 있었다. 남자는 보드에 매달려 머리를 털었다. 흩뿌려지는 물방울에 햇빛이 쏟아져 그의 주변에만 별가루가 쏟아지는 것 같았다. 샤오잔은 그 모습을 홀린 듯이 훔쳐봤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것도 같다.
 
그렇게 친구들이 돌아올 때까지 샤오잔은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저들을 보고 있자니 사람들이 왜 뜨거운 태양에도 바다를 찾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보는 있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렸다. 뜨거운 바람이 시원해진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시원한 바람은 그가 파도에서 내려올 때까지 그치지 않고 불어왔다.
 
‌‌

***

‌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두통이 일었다. 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거야. 샤오잔은 원래 술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다. 어제는 바다가 주는 분위기에 취한건지, 마당에서 굽는 바베큐 향기에 취한건지. 정도를 모르고 주는 대로 술을 받아 마셨다. 맥주 한잔에도 알딸딸해지는 사람이 병 단위로 술을 마셨으니 다음날 죽어나는 것도 당연했다. 친구들도 저와 별반 다를 게 없는지 거실에 나오니 죄다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후들거리는 손으로 간신히 물 한잔을 따랐다. 차가운 물을 들이켜니 머리가 맑아지는 것도 같았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에 몸을 뉘였다. 숙취 때문인지 이명이 들려왔다. 삐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높은 음역대의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칠판 긁는 소리처럼 불쾌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샤오잔, 일어났으면 밥 먹으러 가자."
"너네끼리 가."
"그래, 근데 너 언제 들어왔어?"
"뭔 소리야."
"기억 안나?"
 
안 난다. 샤오잔의 기억은 마당에서가 끝이었다. 마신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필름이 끊겼고, 눈을 뜨니 침대 위였다. 원래 술버릇도 취하면 자는 거였으니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 내가 나갔다고? 친구는 옷을 걸쳐 입으며 아무렇지 않게 어제 샤오잔의 행적을 읊어주었다.
 
"자꾸 무슨 소리가 난다고, 가야된다던데."
"안 말렸어?"
"음, 우리도 제정신이 아니었지."
 
그건 그렇지. 샤오잔의 기억에도 친구들의 얼굴은 불콰하게 열이 올라 있었다. 왜 위험한데 한밤중에 나가게 뒀냐고 하기 엔 나이가 서른이었다. 샤오잔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몸을 뉘였다. 친구들이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서야 펜션 안이 고요로 물들었다. 천천히 깜빡이던 눈을 완전히 감고 몸에 긴장을 풀었다. 잠시 뒤로 물러나있던 수마가 몰려들었다. 점점 의식이 흐려졌다.
삐이- 잠들기 직전 또 다시 이명이 찾아왔다. 신경을 쓰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소리란 걸 알지만 샤오잔은 그 소리가 싫지 않아 의식적으로 소리를 붙잡고 자장가 삼아 잠에 들었다.
 
 
 
 
 
온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 샤오잔은 자신이 꿈속이라는 사실을 금방 인지했다. 꿈속의 샤오잔은 어딘가를 향해 정처 없이 걷고 있었다. 흔들리는 시야에 현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속이 울렁거렸다. 담벼락을 부여잡고 거친 숨을 내뱉었다. 괜찮아요? 듣기 좋은 낮은 음역대의 목소리가 샤오잔에게 말을 걸었다.
 
'고래다.'
 
샤오잔은 버릇없게 삿대질을 하며 헛소리를 내뱉었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자신의 행동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건 생각보다 고역이었다. 그만하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몽중의 샤오잔은 아예 남자를 붙잡았다. 올라간 시선을 따라 붙잡힌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바다 위를 자유로이 누비던 남자였다. 아마 어제의 저는 무의식중에 그를 고래 같다고 생각했나보다. 남자는 우와, 근육이다, 따위의 소리를 내뱉으며 붙잡은 팔을 주물럭거리는 저를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제발 그만해…. 아무리 꿈이라지만 이건 너무 수치스러웠다.
장면은 금방 전환됐다. 그들은 이제 담벼락이 아닌 모래사장위에 있었다. 샤오잔은 신발을 벗고 밤바람에 차가워진 모래를 밟았다. 화상을 입힐 듯이 무섭게 열을 내던 낮의 모래와는 달리 차갑고 부드러운 모래가 발가락사이로 스며드는 느낌이 좋았다. 그렇게 한걸음, 두 걸음, 발길을 옮기던 샤오잔은 파도의 경계선 앞에 섰다. 물은 섣불리 들어오지 못하는 샤오잔을 놀리기라도 하듯 밀려왔다, 발에 닿기도 전에 다시 떠밀려갔다. 샤오잔은 젖은 모래에 발자국을 찍었다.
 
'위험해.'
'너는 들어갔잖아.'
'술 마셨잖아. 밤의 바다는 안전하지 않아.'
'치사해.'
 
그대로 말릴 틈도 없이 바다에 뛰어들었다. 검은 물결이 샤오잔을 집어삼켰다. 술에 취한 몸은 밀려드는 파도에 균형을 잡지 못하고 그대로 휩쓸려갔다.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지만 물속은 너무 어둡고, 시끄러웠다. 모든 감각이 물에 먹혀 들어갔다. 귀는 먹먹하고 벌어진 입술 사이로 공기방울이 뽀글뽀글 올라왔다.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몸은 더욱 깊은 곳으로 빠져들었다. 꿈속인데도 질식의 공포가 온전히 느껴졌다.
 
삐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처음 들어보는 소리였지만 샤오잔은 그 소리를 듣고 우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서글픈 울음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검은 아가리가 그를 향해 입을 벌렸다. 칠흑 같은 어둠속, 날카로운 이빨이 몸을 낚아챘다.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고통이라기보다는, 포근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같다.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건 꿈이기 때문인가. 이것이 정녕 꿈이라면 몸속에 들어차는 물은 왜이리 차디 찬 것일까.
 
 
 
 
 
샤오잔은 눈을 뜨고도 한참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귀는 여전히 먹먹했고, 무언가 자신을 집어 삼키던 감각이 생생했다. 겨우 자리를 털고 일어나 티셔츠를 들어 올려 배에 이빨자국이 나있진 않나 살펴봤지만 아무런 자국도 남아 있지 않았다. 정말 날카로웠는데……, 티셔츠 자락을 손에 쥐고 멍하니 거울을 보던 샤오잔은 그제야 자신이 어제 입고 있던 옷과 다른 옷을 입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자기 전에 옷을 갈아입는 게 뭐가 이상하겠냐마는 이건 정말 이상했다. 옷을 갈아입기엔 자신은 과하게 취해있었고, 지금 입고 있는 옷은 샤오잔이 가져온 게 아니었다.
 
"아…?"
 
꿈이, 아니었나? 혹시나 하던 마음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 익숙한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이명이 아니었다. 샤오잔은 그대로 쥐고 있던 옷을 놓고 달리기 시작했다. 밥을 먹고 들어오는 친구들이 달려 나가는 그를 향해 어딜 가냐 물었지만 샤오잔은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사람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지평선너머 저물어가는 해를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밤의 바다는 안전하지 않아. 그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가득 찼다. 바다가 어둠에 잠기기 전에 그를 만나야 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었다. 내가 지금 왜 뛰고 있는 거지? 스스로에게 물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를 부르고 있어.
모래 위를 달릴 때엔 볼썽사납게 넘어지기도 했다. 땀이 맺힌 턱 끝에 모래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피부가 따가웠다. 반바지를 입은 다리는 말할 것도 없었다. 모래를 밟는 다리는 물속에서 움직이는 것과 같은 부력을 받아, 속도를 내기가 어려웠다. 그에게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그래도 멈출 수 없다.
 
 
 
서핑보드를 옆구리에 끼고 무리와 함께 육지로 나오는 그가 보였다. 샤오잔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모래위에 주저앉았다. 남자는 곧바로 그에게로 다가왔다. 노을이 눈부신지 한 손으로 눈가를 가리곤 시원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눈이 부신 줄도 모르고 남자를 올려다보던 샤오잔은 눈가에 느껴지는 통증에 인상을 찡그렸다.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지금은 숨이 차서 단 한마디도 뱉을 수가 없었다. 살면서 이렇게 달려본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으아, 샤오잔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팔을 뒤로 짚었다. 남자는 한발자국 몸을 움직여 샤오잔에게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숨을 고른 샤오잔이 눈을 떠 그를 올려다봤다. 해가 다 저물어 서인지 남자가 만들어준 그늘 덕인지 더 이상 눈은 부시지 않았다. 눈을 가늘게 뜬 샤오잔이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을 건넸다.
 
"너 왜 자꾸 불러."
"……."
"진짜 고래야?"
 
샤오잔은 티 나지 않게 울대를 움직였다. 그가 본 게 꿈이라면 남자는 샤오잔에게 무슨 소리냐 물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생시라면 남자는 뭐라고 대답할까. 애초에 이 질문을 던진 것 자체가 샤오잔에겐 도박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는 뭐든 틀에 박힌 걸 좋아했다. 규칙에 벗어나는 걸 즐기지 않았으며, 선이란 그의 세계를 유지하는 안전범위를 뜻했다. 앞에 두 발로 서있는 남자에게 고래라고 묻는 일은, 원래의 샤오잔이라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을 일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그 이유는… 모르겠다. 어쩌면 일탈을 꿈꿔왔는지도 모른다. 휴양지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에 취해 평소 염원하던 일을 행하는 것일지도.
 
"맞아."
 
하아, 샤오잔의 입에서 긴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제야 자신이 긴장하고 있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남자는 샤오잔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샤오잔은 그 손을 거절하지 않았다. 거절하기엔 오랜만에 과한 운동을 한 다리가 너무 후들거렸다.
 
"발은 왜 그래?"
 
남자의 말에 발을 보니 우습게도 신발을 한쪽만 신고 있었다. 신발이 벗겨진 줄도 모르고 달려온 거다. 고래가 부르는 소리에. 나 지금 뭐하냐. 그냥 웃음만 나왔다. 샤오잔은 맨발을 보고 허리를 굽히며 웃었다. 오히려 질문을 한 남자가 더 당황한 얼굴로 샤오잔을 보고 있었다. 한참을 웃던 샤오잔은 아픈 배를 부여잡고 눈꼬리에 맺힌 눈물을 훔쳐냈다.
남자는 뭐가 불만인지 불퉁한 얼굴로 몸을 숙였다. 어어? 샤오잔은 기우는 균형에 남자의 어깨를 붙잡았다.
 
"뭐해!"
 
보드를 아무렇게나 내려놓은 남자는 자신의 신발을 벗었다. 제 다리위에 샤오잔의 다리를 올리고 조심스레 발에 묻은 모래를 털어내는 손길에 얼굴이 붉어졌다. 눈앞에 남자의 머리가 있었다. 물기를 머금은 머리에선 바다냄새가 났다. 속이 울렁거렸다. 숙취는 아니고, 솔직히 말해 좋아서 속이 울렁거렸다. 그냥 처음부터 좋았다. 파도 위를 제집처럼 올라타는 남자가, 제 입으로 말하면서도 믿기지 않지만 고래인 남자가. 그리고 꿈의 마지막에 떠오른 자신을 집어 삼키던 고래의 아가리가. 샤오잔은 어이없게 사랑에 빠졌다. 영화처럼, 휴양지에서 사랑에 빠져버렸다. 너라는 파도가 나를 사랑이란 감정에 표류시켰다.
네가 불렀잖아. 그러니까 책임져.
 
 
 
남은 휴가는 모두 그에게 반납하기로 했다. 자신을 붙잡는 친구들의 손길에도 샤오잔은 매일 같이 그를 만났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도 한정적이었다.
각자 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어릴 적 친구들이 다 같이 일주일이란 긴 시간을 맞춰 휴가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탄탄하게 계획을 세웠다. 그만큼 들인 돈도 적지 않았다. 손해를 생각하면 속이 쓰렸지만, 그깟 돈 보다 귀중한 가치를 가진 다른 게 눈앞에 있는데 이걸 놓칠 순 없었다.
살면서 고래를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샤오잔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남자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더 높을지 모른다고.
 
"오늘은 서핑 안 해?"
"안 해."
"왜?"
"…알면서 묻는 거야?"
 
응. 알면서 묻는 거야. 샤오잔은 남자의 표정이 좋았다. 불만을 가득담은 눈썹이 위로 치켜 올라가면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럼 남자는 어이없단 듯이 인상을 풀고 헛웃음을 터트렸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묻지 않는다. 나는 이 남자가 고래라는 거 말고는 아는 게 없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하나만을 가지고 관계를 이어간다. 나는 떠나야 할 사람이고, 그는 바다에 살아야 한다.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나버린 이야기지만 나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보통 이상의 감정을 서로에게 품고 있음을 알면서도 이야기를 진전시키기엔 샤오잔은 현실이란 벽이 얼마나 두터운지 알고 있었다. 고래에게 바다를 뺏어선 안 된다는 걸. 자연의 것을 함부로 탐하다간 큰 화를 부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네가 욕심이 난다.
테이블 위에 올려져있는 손등을 쓸어본다. 매끄러운 피부가 손에 감겨온다. 샤오잔은 손을 더 뻗어 그의 팔을 쓸었다. 낮은 체온의 피부가, 뜨거운 손길에 미지근하게 달아오른다. 물고기한테 사람의 체온은 너무 뜨거워 화상을 입는다는 글을 본 것도 같다.
 
"너무 뜨겁나."
"괜찮아."
 
샤오잔의 손을 끌어다 제 볼에 가져다 댄 남자는 손바닥에 얼굴을 묻으며 눈을 위로 치켜떴다. 고양이 같아. 넌 고래인데, 이래도 돼? 안될 건 뭐야. 불퉁한 입술이 손바닥에 닿았다. 서로가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남자는 항상 이렇게 잡아먹을 듯이 눈을 맞춰오곤 한다. 남자의 검은 눈을 마주하고 있을 때면 속절없이 물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삐이-
 
"아."
 
한껏 풀어져 있던 남자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이를 가는 소리에 샤오잔의 어깨가 움츠려 들었다. 남자는 사나운 표정을 풀고 샤오잔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너 부르는 거 아니야?"
 
저 소리가 고래의 울음소리란 걸 샤오잔도 안다. 처음엔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소리에 혼란스러웠지만 이제는 제법 고래들의 울음소리를 구분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기들을 버려두고 한눈을 파는 남자를 부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에게 직접 묻지는 않았지만 샤오잔은 그와 함께하지 않는 시간동안 제 나름대로 고래에 대해 알아봤다. 샤오잔이 기억하는 바로 그는 일반 돌고래와는 달랐다. 검은 몸통에 하얀 무늬, 그는 범고래였다.
 
'범고래.'
 
샤오잔은 그 단어를 내뱉은 제 입술을 쓰다듬었다. 범, 그와 어울렸다. 침대에 누워 몇 번이고 읊었다. 그의 이름이 궁금했다. 그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 그의 입술이 제 이름을 부르며 달싹거리길 바랐다. 치밀어 오르는 욕심에 샤오잔은 입술을 잘근 씹었다.
범고래는 기본적으로 무리를 지어 다닌다고 했다. 범고래의 영어 이름은 'orca' 죽음의 신 ‘orcus’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이름을 하고 있었다. 한번 노린 먹잇감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의 날카로운 이에 물리면 단숨에 숨통이 끊긴다고도 적혀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했다. 샤오잔은 읽고 있던 페이지를 닫고 생각에 잠겼다. 그런 것 치고는 너무 귀엽게 생기지 않았나. 그의 입은 자신을 한입에 삼킬 정도로 거대하고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날카로운 이빨은 어둠속에서도 살기의 빛을 띄고 있었다.
 
'근데 나는 상처 하나 없잖아.'
 
그런 무시무시한 이빨을 달고 있으면서 자신에겐 상처하나 입히지 않은 그의 섬세함에 가슴이 간질거렸다. 인간이 아닌 무언가와 사랑에 빠질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던지라 감정이 주체가 되지 않았다. 생각 이상으로 더 근사했다. 그에게 샤오잔은 고작 한입거리의 간식거리에 불과하다. 포식자인 그가 자신을 삼키지 않은 건 그들만의 애정방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좋을 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고작 일주일밖에 되지 않는 한여름 밤의 꿈에서 깨고 싶지 않았다. 이 여름의 꿈은 평생 동안 기억될 소중한 꿈이었다. 샤오잔은 꿈을 곱게 접어 마음속 주머니에 담았다. 모든 감정이 소중했다.
 
 
 
"같이 갈래?"
"내가 가도 돼?"
“당연하지.”
 
생각에 잠겨 있던 샤오잔은 자신을 보채는 남자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바닥에 떨어져 있던 옷을 집어 들어 목에 끼워 넣었다. 남자는 어느새 옷을 다 입었는지 샤오잔에게로 다가와 헝클어진 머리를 정돈해주었다. 그의 피부는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사람 같았지만 직접 만지면 사람보다 차갑고, 물기를 머금고 있는 느낌이었다. 물위에 얇은 막을 한 겹 덧씌운 느낌이랄까. 그의 몸을 어루만질 때면 이 감촉을 아는 게 저 하나였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서핑보드 타본 적 있어?"
"아니, 물에 들어 가본적도 몇 번 없어."
"무서워?"
"무서운 건 아니고, 더워서 싫어."
"들어가면 엄청 시원해. 오늘 나랑 같이 하자."
 
내가 네 말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네가 웃을 때면 먹이가 되어 달라 해도 고개를 끄덕일 판인데.
샤오잔은 그의 손을 맞잡았다. 바닷가에 도착할 때까지 그들의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 손바닥 사이에 땀이 축축이 배여 금방이라도 방울져 떨어질 듯한데도 누구 하나 불쾌한 기색을 띄지 않는다.
모래사장에 들어서자 저 멀리 그의 무리가 보였다. 여전히 그들은 바닷가에 있는 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들이 바다에서 유난히 빛을 내는 이유를 샤오잔은 알고 있다. 그게 못내 뿌듯해 어깨가 1cm 정도 올라갔다. 샤오잔의 머리에 남자가 바람같이 앉았다 떨어졌다.
 
"뭐야."
"예뻐서."
 
샤오잔은 붉어진 얼굴을 숨기기 위해 딴청을 부리며 그의 기척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손바닥으로 그가 닿았던 부분을 꾹꾹 눌렀다.
 
 
호기롭게 그의 친구들을 만나러 오기는 했지만, 그들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아서 인지 말을 걸기가 쉽지 않았다. 그들만의 인사법인지 만나자마자 서로의 어깨를 부딪쳤다. 나도 어깨를 부딪쳐야 하나, 하지만 그러기엔 그들은 샤오잔에 비해 과하게 튼튼해 보였다. 제 어깨를 만지작거리는 샤오잔을 보고 그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아, 그제야 자신이 멍청해 보이는 짓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샤오잔은 어색하게 웃었다.
 
"괜찮아."
 
자신의 서핑보드를 건네받은 왕이보는 옆구리에 커다란 보드를 끼고 샤오잔을 이끌었다. 아직 그의 친구들과 제대로 된 인사도 나누지 못했는데 자신을 바다로 이끄는 그가 조금 얄미웠다. 친해지면 좋을 텐데. 그럼 그 핑계로 너를 볼 기회가 또 생길지도 모르는데.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런 핑계가 아니더라도 그의 이름을 알고 그와의 관계를 진전시킬 방법은 많다는 걸. 그럼에도 하지 못하는 건 자유에서 그를 뺏어오는 게 옳지 않다는 것 또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잔은 하루에도 몇 번씩 양가감정에 휩싸인다. 그를 욕심내면서도 욕심내지 않는다. 지금에 충실하자 싶다가도 그와의 미래를 그린다. 가끔은, 그와 다르다는 사실이 괴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기분을 너도 느끼고 있을까.
 
 
 
발목을 감싸는 바닷물은 미지근했다. 시원하다더니 영 거짓말인 듯싶었다. 샤오잔이 뚱한 표정을 짓고 있자 남자는 툭 튀어나온 입술을 손가락으로 아프지 않게 잡았다.
 
"여기 앉아봐."
"가라앉을 거 같은데."
"안 가라앉아."
 
미심쩍은 표정으로 남자를 한 번 흘겨주고는 보드에 앉았다. 엉덩이가 닿자 덜컹하는 보드에 심장이 떨어질 뻔 했다. 통제되지 않는 것은 두렵다. 감정 또한 마찬가지다. 통제되지 않는 감정을 샤오잔을 겁에 질리게 하기 충분했다.
보드에 양손을 올리고 거친 숨을 들이마시자 뒤에서 남자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잊었나본데, 나 고래야. 맞는 말인데 어쩐지 웃음이 나왔다. 두 사람은 한참을 웃다 결국 휘청 이는 서핑보드 위에서 떨어졌다. 물을 잔뜩 먹어 코가 시큰거리는데도 웃음은 쉽사리 멈추지 않았다.
통제되지 않아 두려웠던 마음은 오히려 물에 한 번 빠지고 나니 거짓말처럼 씻겨 내려갔다. 자연이란 인간의 힘으로 통제되지 않는 것이 당연했고, 너와 나 역시 자연으로부터 시작 되었다. 그러니 너에 대한 나의 마음 역시 통제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그 사실을 인정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의 말대로 정말 시원해졌다.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파도위로 올라탔다. 샤오잔은 자신의 발아래에서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그는 이 순간 자연을 제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며 조물주의 마음을 훔쳐다 제 것으로 만들었다. 삐이- 삐- 그들의 울음소리다.
 
"이 소리…."
"맞아, 당신과 우리만 들을 수 있어."
 
감정이 벅차오른다. 감정이란 파도에 휩쓸려 이대로 이름 모를 섬에 표류되어 버려도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 섬엔 오로지 너와 나만 있다. 내게 지식을 가져다주었던 신문물을 모두 버려버리고, 오롯이 우리만 있다. 나는 종이와 펜을 들고, 너는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든다. 나는 글을 쓰기도 하고 너 몰래 너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자연에 의지해 조금은 힘들고, 번거로울지 모를 생활도 너와 함께라면 기껍다는 감상을 종이에 적어내리며 그렇게 살아도 좋겠다.
삶을 살아오면서 내가 깨달은 이치는 너에게는 하등 쓸모없는, 모래위에 지은 집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이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나는 네게 줄 수 있는 것이 없지만 나는 내가 갖지 못한 너의 자유가, 네가 가진 모든 것이 탐이 났다. 그래서 너라는 존재가 탐이 난다. 지평선을 향해 나아가도 지평선에 닿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애가 달았다. 나는 이다지도 너에게 닿고 싶다.
 
 
 
바다에 온기를 빼앗긴 몸은 뜨거운 여름 바람마저 따듯하게 받아들인다. 샤오잔은 젖은 몸을 대충 수건으로 닦아내고 그와 나란히 노을빛에 붉어진 바다를 마주보고 앉았다.
 
"날이 추워지면 우리는 다른 바다로 갈 거야."
 
네가 말하는 우리에 나는 없다는 게 내심 서운했다. 하지만 바다를 누비며 빛날 너를 생각하니 차마 붙잡을 수 없다. 너는 바다에 있을 때 가장 빛난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는 바다를 바라보며 누구보다 빛나는 미소를 짓고 있다. 그의 눈부신 미소를 보고 있자니 참아야하는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 샤오잔은 고개를 돌려 바다를 외면했다. 나도 너를 따라 바다에 가고 싶다고 억지를 부리고 싶었다.
 
"나는 내일 떠나."
 
내일이면 이곳에서의 추억을 가슴 속에 품고 나는 나대로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고작 인생의 점 하나 찍을 만큼 적은 시간이 남긴 추억은 내 삶에 가장 진한 색으로 찍혀버렸다. 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푸르다. 너를 닮은 색의 점이다.
그를 알기 전에는 노을을 보며 아름답다는 감상을 늘여놓기도 했다. 해가 지평선 뒤로 모습을 감추고 검은 배경의 밤하늘이 드리워야 내일의 태양이 또 뜬다는 것을 알기에 저물어 가는 해를 보면 활기찬 기분을 느꼈다. 간혹, 노을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해 그들의 감정을 우습게 여겼던 시절도 있었다. 나는 그때를 후회한다. 지금의 나는 저물어 가는 해가 아쉬워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너를 만나 많은 것이 변했다.
 
 
 
나는 오늘로서 이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으려고 한다. 이름 모를 남자와 사랑에 빠졌고, 그 남자가 알고 보니 인외의 존재였다는 정말 엉터리 같은 이야기를 말이다. 이 이야기가 실제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그들을 제외하곤 아무도 모른다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끝내고 싶지 않지만 이제 종이의 마지막장에 다다랐다. 종이를 쥔 손이 보잘것없이 떨렸다. 아직 남은 마지막 한 페이지에 무슨 말을 쓰면 좋을까. 나는 여전히 여름이 싫노라 적으면 좋을까.
하지만 나는 여름이 좋아졌다. 평생을 살아오며 싫어하던 여름을, 고작 한 존재를 만나 손바닥 뒤집듯 좋아져 버렸다.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적인 이유로 싫었던 여름이 너 때문에 좋아졌노라, 고백하고 싶다.
 
"안녕."
 
고백대신 인사를 건넨다. 마지막 장은 아무것도 적지 않은 백지로 남겨두기로 했다.
 
"다음 여름에 다시 이 바다로 돌아올 거야."
 
떠나는 등 뒤에 대고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샤오잔은 그의 말에 담긴 의미를 알아채고 미소를 지었지만 뒤를 돌아보진 않았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남자에게서 멀어졌다. 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무렵엔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샤오잔은 그제야 자신이 지나온 바다를 향해 몸을 돌렸다. 해는 이미 자취를 감추고, 하늘은 검게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샤오잔은 떠오른 달을 보며 마지막 장에 적을 내용을 정했다. 아마 한 장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새로운 노트를 장만해야할 것 같다.
 
 
솔피 우는 소리, 나는 이 이야기의 작가이자 주인공이다. 우리는 다음 여름에 다시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갈 것이다. 다음 이야기의 시작은 너의 이름이 좋겠다.
삐이- 저 멀리 솔피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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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피(率皮): 범고래


합작에 참여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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